작년 말부터 닌텐도를 열심히 가지고 놀다가 올해 초에 아예 게임보이 어드밴스(GBA)를 구입했다.
오리지널 기판에 액정, 하우징, 버튼 등 소모성 부품만 손 본 기기를 이베이에서 해외 직구 했는데,
그립감이나 화질은 기대한 그대로였지만 버튼감이 흐물흐물 형편없었다.
각인된 알파벳의 모양도 오리지널의 그것과는 달랐다. 레트로 감성에 빠지려다가도 몰입이 확 깨져버렸다.
나는 이런 거 못 참는다. 벼르고 벼르다가 이번 달에 버튼과 고무패드, 충전지와 전동 드라이버를 구입했다.
예산 따위는 생각하지 않는다. 후회하지 않을 걸 알기 때문에.

이 못생긴 A/B 버튼의 자태를 보아라. 누르는 순간 감성도 버튼 마냥 주저앉곤 했다.
논외로 L/R 버튼은 클릭 계열 스위치 마냥 구분감이 확실하고 만족스러워서 따로 손 볼 것이 없었다.

분해를 위해서 건전지와 카트리지를 빼고, 힘들게 구한 Y2.5 규격 드라이버로 7개의 나사를 조져 준다.
‘AH1311074’ 식별 번호가 지워지고 있다. 아 가격 떨어지는데..!

이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사실 좆밥이다.
뒷면 하우징을 벗기면 이렇게 되는데, 여기서는 십자 드라이버로 나사 3개만 풀어주면 끝이다.

기판을 윗쪽으로 180도 살포시 돌려주면 이렇게 된다.
주저앉은 잇몸마냥 푸슉 가라앉은 고무와 버릇 없는 버튼들을 바꿔 끼워주기만 하면~?

짜잔!!
“보기 좋은 떡이 누르기에도 좋다.” 라는 말의 좋은 예가 아닐까 싶다.
이 완전체 GBA는 적어도 지구상 존재하는 가장 내 취향에 가까운 GBA이다.
아무한테도 안 팔아!